진료실에서 편평사마귀를 확인해 드리면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집에 있는 아이나 배우자를 떠올리십니다. 욕실 수건걸이에 걸린 수건 한 장을 온 가족이 돌려 쓰는 집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편평사마귀가 가정 안에서 어떤 길로 옮겨 갈 수 있는지, 그리고 생활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가족이 같은 수건을 쓰면 편평사마귀가 옮을 수 있나요?

네, 옮을 수 있습니다. 편평사마귀의 원인인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병변이 닿았던 물건 표면에 묻어 있다가, 그 물건으로 다른 사람의 피부를 닦을 때 함께 전해질 수 있습니다. 젖은 수건은 얼굴과 손을 문지르는 도구라 피부 표면에 작은 마찰을 남기고, 이 틈으로 바이러스가 들어갈 기회가 생깁니다.

다만 수건을 한 번 같이 썼다고 곧바로 병변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받는 사람의 피부에 작은 상처가 있었는지, 얼마나 자주 같은 물건을 썼는지, 그 시기 컨디션이 어땠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같은 집에 살아도 한 사람에게만 생기고 다른 가족은 멀쩡한 경우도 흔합니다.

편평사마귀 바이러스는 어떤 경로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나요?

크게 피부끼리 직접 닿는 경로와 물건을 거쳐 전해지는 경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볼을 맞대거나 손을 오래 잡는 것처럼 병변이 있는 피부와 맞닿는 접촉이 앞의 경우이고, 수건·베개·면도기처럼 병변에 닿았던 물건을 함께 쓰는 것이 뒤의 경우입니다. 해외 피부 질환 자료에서도 사마귀 바이러스가 피부 접촉과 오염된 물건, 그리고 자기 몸의 다른 부위로 옮기는 자가접종으로 퍼진다고 설명합니다.

가정에서는 물건을 거치는 경로가 특히 눈에 띄지 않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행동이라 누구도 전파라고 의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몇 가지 물건만 사람별로 나눠도 집 안에서 바이러스가 오가는 길을 눈에 띄게 좁힐 수 있습니다. 무엇을 나눌지는 아래 표처럼 피부에 닿는 방식을 기준으로 고르면 됩니다.

수건 말고 집 안에서 함께 쓰는 물건 중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요?

피부를 문지르거나 긁는 물건, 그리고 얼굴에 오래 닿아 있는 물건을 먼저 살피면 됩니다. 손톱깎이나 족집게처럼 피부에 작은 상처를 낼 수 있는 도구는 수건보다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래 표는 가정에서 흔히 함께 쓰는 물건을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가정에서 함께 쓰는 물건별 편평사마귀 전파 주의도
물건피부에 닿는 방식주의 정도권하는 관리
얼굴·손 수건젖은 상태로 문지름높음사람별로 색을 정해 따로 쓰기
손톱깎이·족집게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냄높음개인용으로 두고 함께 쓰지 않기
면도기각질층을 얇게 깎아 냄높음날과 손잡이 모두 개인용
베개·베갯잇얼굴에 오래 닿음중간병변이 있는 동안 자주 교체
목욕 타월·때수건세게 밀어 마찰을 줌중간치료 기간에는 사용 쉬기
식기·리모컨얼굴 피부와 거의 닿지 않음낮음평소처럼 써도 무방

표에서 보듯 모든 물건을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식탁의 그릇이나 리모컨까지 따로 쓰며 가족이 서로 불편해지기보다, 피부를 문지르고 긁는 몇 가지만 확실히 나누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아이와 어른 중 누가 더 옮기 쉬운가요?

편평사마귀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흔한 편이라, 집 안에서는 아이 쪽을 조금 더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얼굴을 자주 만지고 상처 난 곳을 긁는 일이 많으며, 아토피처럼 피부 장벽이 약해진 상태라면 작은 틈이 더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른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매일 면도를 하거나 손 습진이 있는 분, 업무로 피로가 쌓인 분도 같은 조건에서 병변이 자리 잡기 쉽습니다. 결국 나이보다 피부에 틈이 얼마나 자주 생기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집이라면 손주의 얼굴을 닦아 주던 수건으로 어른 얼굴을 닦는 일도 생깁니다. 아이를 돌보는 분이 여럿일수록 물건이 섞이는 순간이 늘어나므로, 돌보는 사람끼리도 아이 전용 수건이 무엇인지 미리 정해 두시면 좋습니다.

함께 사는 가족이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눈에 보이는 돌기가 없다면 가족 전체가 미리 진료를 받을 필요는 크지 않습니다. 대신 한 사람에게 편평사마귀가 확인된 뒤 한동안은 가족의 얼굴, 목, 손등을 가끔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시면 좋습니다. 바이러스가 피부에 들어간 뒤 눈에 보이는 돌기가 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살펴볼 때는 밝은 곳에서 피부를 옆으로 비춰 보면 납작한 돌기가 더 잘 드러납니다. 비슷한 색의 작은 돌기가 두세 개 이상 모여 보이거나, 긁힌 자국을 따라 이어져 있다면 그때 진료를 받아 확인하시면 됩니다. 사진을 찍어 두면 다음에 늘었는지 줄었는지 비교하기도 쉽습니다.

수건과 침구는 어떻게 세탁하고 관리하면 좋을까요?

병변이 있는 가족의 수건은 한 번 쓰고 바로 세탁하고, 다시 쓰기 전에는 속까지 완전히 말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축축한 수건을 욕실에 걸어 두고 여러 번 쓰는 습관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부분입니다. 베갯잇도 병변이 얼굴에 있는 동안에는 평소보다 자주 갈아 주세요.

편평사마귀가 있는 가정의 세탁·보관 습관 비교
항목바꾸면 좋은 습관권하는 습관
수건 사용한 장을 가족이 돌려 씀사람별로 색을 나눠 한 번 쓰고 세탁
수건 보관젖은 채 욕실에 걸어 둠바로 세탁하고 완전히 건조
베갯잇몇 주씩 그대로 사용병변이 있는 동안 자주 교체
세탁 분리모든 빨래를 한꺼번에얼굴에 닿는 천은 따로 모아 세탁
건조 장소습한 실내에서 천천히 말림햇볕이나 건조기로 충분히 말림

바닷바람이 습한 날이 잦은 제주에서는 실내에서 빨래가 더디게 마르기 쉽습니다. 겉은 말라 보여도 두꺼운 수건 속은 덜 마른 경우가 있으니, 건조기를 쓰거나 볕이 좋은 날 한 번 더 말리는 방법을 권합니다.

아이에게 편평사마귀가 생겼다면 집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요?

돌기를 뜯거나 긁지 않기, 만진 뒤에는 손 씻기, 자기 수건만 쓰기, 이 세 가지를 쉽게 알려 주시면 충분합니다. 아이에게 병이 옮는다는 말을 무섭게 전하기보다, 자기 물건을 따로 쓰는 놀이처럼 색깔 수건을 정해 주는 방식이 오래 지켜집니다.

손톱을 짧게 다듬어 두면 무의식적으로 긁어도 피부가 덜 상합니다. 형제가 함께 씻는다면 목욕 순서를 정해 수건이 섞이지 않게 하고, 병변이 있는 아이의 손톱깎이는 따로 보관해 주세요.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다니는 아이라면 개인 손수건을 챙겨 보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가족 중 한 명이 치료를 받는 동안 집에서는 어떻게 지내야 하나요?

치료를 받는 사람은 치료한 자리를 연고나 습윤 밴드로 덮어 두고, 남은 병변을 만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후한의원 제주점은 열을 쓰지 않는 침으로 병변의 깊이를 확인하며 변성된 조직을 덜어 내는데, 치료한 자리가 아무는 동안에는 그 부위가 다른 피부나 가족의 물건에 닿지 않게 관리하도록 안내합니다.

가족은 지금까지 이야기한 수건·손톱깎이·면도기 분리를 치료 기간 내내 이어 가면 됩니다. 한 사람의 치료가 끝난 뒤에도 몇 주 동안은 다른 가족의 피부를 한 번씩 살펴보시고, 평일 저녁이나 주말 오전처럼 가족이 함께 움직이기 편한 시간에 내원해 같이 확인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경과와 전파 여부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